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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듄: 파트2’ 아, 이래서 아이맥스가 있는 거구나

티켓값이 안 아깝다. 되도록 아이맥스 등 좋은 화질의 상영관에서 보시길 바란다.약 2년 6개월 만에 돌아온 ‘듄’의 후속작 ‘듄: 파트2’가 정식 개봉에 앞두고 시사를 통해 본편을 공개했다. 전편도 길었는데 그보다 11분 더 긴 166분의 러닝타임. ‘듄: 파트2’를 이 시간이 아깝지 않게 즐기기 위해선 최고의 화질이 필수다.물론 ‘듄: 파트2’는 1편도 그랬듯이 세계관이 중심이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은 먼 미래인 10191년이다. 우주의 많은 혹성들이 독재자의 지배하에 있는 상황. 인간의 의식세계를 확장시키고 조종할 수 있는 물질인 스파이스가 우주에선 아주 중요한 자원이다.이 자원은 전 우주에서 오직 딱 한 곳. 모래행성에서만 생산된다. 이 행성이 바로 듄이다. 이후 이야기는 짐작하듯이 이 귀중한 자원을 둘러싼 전쟁이다. 자원을 독점하고 부를 축적하는 이들, 역시 자원을 탐내는 독재자, 그리고 그 안에서 착취당하면서도 희망을 품고 사는 이들.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한 폴은 레토 공작의 후계자로 예언에 따르면 그는 착취당하는 우주인들에게 자유를 찾아줄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폴 역시 어느 순간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받아들인다.황제의 모략으로 레토 가문은 멸문한 상황.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사막으로 도망쳐 있던 폴은 반란군과 함께 숨어 지내며 전투를 준비한다. ‘듄: 파트2’는 폴을 중심으로 한 반란군들과 위협을 느끼고 이들에 대적하는 반란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독재자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인가’ 같은 묵직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바로 이런 철학적인 메시지와 웅장한 세계관이 원작 소설 ‘듄’이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도록 한 힘이었으며, 이를 영화 역시 잘 살린다.하지만 영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영상으로 만든 콘텐츠의 강점을 러닝타임 내에 충분히 녹였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원작이 가진 질문과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압도적인 영상미로 관객들을 매혹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빌뇌브 감독이 직접 “내가 지금껏 했던 어떤 작업보다 훨씬 복잡하고 힘들었다. 액션 시퀀스가 정말 많고 복잡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공을 들인 액션 장면은 거대한 스크린에서 봤을 때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역시 출연 배우인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말했듯 “휴대전화로 보기엔 아까운”, “어떤 영화 가운데서도 가장 영화 같은” 그런 작품이다.다만 1편을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듄: 파트2’의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1편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소설을 읽거나 온라인으로 ‘듄’의 세계관을 간략하게라도 찾아보고 가면 좋겠다. 12세 관람가. 166분. 오는 28일 개봉.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22 02:00
영화

[IS리뷰] ‘프레디의 피자가게’ 통통 튀는 아이템, 부족한 서사 ①

1980년대에 아이들이 실종된 이후 폐업한 한 피자가게. 어린 시절 동생이 납치돼 잃은 마이크(조쉬 허처슨)는 하나 남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다. 이모에게 양육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마이크는 돈벌이를 할 자리가 필요해 뭔가 찝찝한 이 피자가게에서 야간 경비 일을 시작한다.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마이크가 경비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피자가게의 주인은 무슨 일인지 가게를 폐업한 이후에도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남겨두고 있다. 한때 아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가게의 마스코트 로봇 인형들과 함께. 마이크는 인간은 자신이 봤던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이론을 믿는다. 어릴 때 자신의 부주의로 동생이 납치됐다고 믿는 그는 꿈을 통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려 애쓴다. 마이크의 집은 동생의 납치를 기점으로 무너졌다. 동생은 끝내 찾지 못 했고, 이를 비관한 부모도 세상을 떠났다.늘 잠에 들기 위해 애를 써야만 했던 마이크. 그런데 어쩐지 이 프레디의 피자가게에서는 잠이 잘 온다. 게다가 이전까지 보지 못 했던 장면들이 꿈에 추가되기 시작한다. 마이크는 점차 피자가게에서의 잠에 탐닉하고,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은 “여기서 자지 말라”며 “가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거나 동요하지 말고 맡은 일만 잘하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 같은 조언을 한다. 경찰의 말에서 뭔가 수상함을 느낀 마이크. 그런 그를 경악하게 할 일이 생긴다. 바로 피자가게 안에 방치돼 있던 로봇 인형들이 갑자기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게다가 꿈속에서 늘 나오던 아이들이 동생을 납치한 범인을 알려줄 듯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영화가 후루룩 무너지는 건 바로 이 때부터다. 앞부분에 잔뜩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해야 하는데 어딘가 회수가 어려운 듯 삐걱대며 나아간다. 일단 관객들을 혹하게 하는 소재는 던져놨는데, 수습이 안 돼서 어설픈 개연성으로 마무리한 느낌이다.귀여운 듯하면서도 어딘가 기괴한 피자가게 마스코트와 동생의 행방을 쫓는 마이크. 80년대 미국 감성을 담은 피자가게의 내·외관까지. ‘프레디의 피자가게’에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확실히 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마이크의 집, 피자가게로 한정된 배경 안에서 너무 장황한 이야기를 풀어내려던 것은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뭔가 납득되는 설명을 기대하기보단 그냥 ‘귀신 영화겠거니’ 하는 수준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보다 보면 화려한 시각적 효과만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영화보다는 숏폼 콘텐츠 한 편을 본 듯한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과연 독창성으로 젊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2세 관람가. 109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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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동화에서 길을 잃어버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심오한데 빠져든다. 동화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이런 걸까 싶다.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자전적 판타지를 담은 작품이다. 그가 은퇴를 번복하고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가 일하던 병원에 화재가 발생하고 그길로 어머니를 잃게 된 마히토. 이듬해 아버지를 따라 어머니의 고향인 시골로 이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푸른 깃털의 왜가리는 “어머니가 살아있다”며 마히토를 자극하고 왜가리를 따라 이세계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최소한의 티징 콘텐츠도 없고, 개봉 전 기자시사회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4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지브리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베일을 벗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한국 관객에겐 불편한 요소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배경부터 일본이 제국주의로 치달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1930년대다. 마히토의 아버지는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의 대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여기에 아버지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처제 나츠코와 함께 사는 것 역시 국내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이는 마히토가 나츠코를 구하는 데 있어 감동을 만들기 위해 심어둔 장치 같으나 오히려 국내 관객이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뿐만 아니라 상징, 은유가 많고 설명은 부족하다.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 때문인지 해석도 각각이다. 한편으론 정해진 마감 기한 없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원하는 예술 세계를 자유롭게 펼친 듯한 작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지브리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물과 불을 활용한 장면, 인물들의 리얼한 먹방 장면 등이 이번에도 특유의 그림체와 만나 그리움을 자아낸다. 등장하는 순간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올법한 와라와라 무리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영화 중간중간에 깔리는 지브리스러운 음악은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주제가인 요네즈 켄지의 ‘지구본’이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데 노래가 좋아 끝까지 자리를 지킬 만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머리는 어느 순간부터 이해를 거부하지만, 눈과 귀는 즐거울 법 하다. 지난 25일 개봉. 전체관람가. 124분.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0.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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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노출 #여성 삭제… ‘오펜하이머’ 핵폭탄이냐 불발탄이냐 [줌인]

‘오펜하이머’가 소재처럼 영화계에 핵폭발을 일으킬까 아니면 반짝 섬광에 그치는 불발탄으로 남을까. 15일 개봉한 이후 이틀 동안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떠오른 ‘오펜하이머’의 기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오펜하이머’는 2006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카이 버드, 마틴 J. 셔윈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을 원작으로 한 작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지도 모를 선택을 해야했던 과학자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가 읊조리는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처럼 ‘오펜하이머’는 개봉 이후 한국에서 ‘아바타2’를 넘을 화제작이 될 것인지, 관심만큼 논란이 많은 문제작이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오펜하이머’가 개봉 첫날 극장으로 불러들인 관객 수는 무려 55만 2942명. 이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1000만을 돌파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과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의 오프닝 스코어를 20만여 명이나 앞선 수치다. 이 기세라면 쪼그라들었다고 평가 받는 올해 여름 영화 시장에 무엇보다 강력한 핵폭탄급 작품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압도적인 오프닝 스코어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들이 있었다. 2010년 개봉해 누적 관객 수 600만을 넘은 ‘인셉션’을 비롯해 2014년 ‘천만 영화’에 등극한 ‘인터스텔라’, 베트맨 팬들이 여전히 수작으로 꼽는 누적 관객 수 422만 명의 ‘다크 나이트’까지. 놀란 감독의 장대한 세계관과 화려한 영상미는 국내 관객들이 크게 환호하는 요소였다. 파격적인 ‘오펜하이머’의 오프닝 스코어에는 이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오펜하이머’의 경우 한국 관객들이 사랑했던 놀란 감독의 스케일 큰 세계관 작품들과 달리 딜레마 속에서 고뇌했던 한 천재 과학자의 일대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와 배반되는 지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영화를 본 관객들이 ‘오펜하이머’에 대해 어떤 입소문을 내느냐에 따라 추후 흥행 추이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기 영화나 다를 바 없다는 의견과 숱한 백인 남자 등장인물들이 누구인지 헷갈릴 만큼 쏟아져 관객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도 있다. 평단에서는 ‘오펜하이머’가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보다는 그의 초창기 작품인 ‘메멘토’의 흐름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들도 ‘오펜하이머’에겐 넘어야 할 산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 따라 국내에서 ‘오펜하이머’는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는 청소년이 보호자 없이 관람할 수 없게 등급이 매겨졌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오펜하이머’에는 주인공 진 태트록 역으로 나오는 플로렌스 퓨의 가슴 노출 장면이 있다. 일반적 상황에서의 노출이 아닌 베드신에 등장하는 것으로 15세 관람가가 적절했느냐는 일부 관객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적인 명감독의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하기 위해 아이들과 나들이에 나섰던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거세다. 현지 매체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여성 지우기’에 대한 문제점도 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여성 물리학자들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양자물리학사를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마리 퀴리의 이름 역시 등장하지 않는다는 데서 감독이 여성에 대해 무신경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리 퀴리가 오펜하이머와 같은 시대 사람은 아니지만, 양자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름도 거론되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등장하는 실존 여성 과학자도 업적을 지우고 비서로 축소하기도 했다. 180분, 즉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오펜하이머’의 또 하나의 약점이다. 집에서 OTT를 통해 자유롭게 콘텐츠를 보는 게 익숙해진 세상에서 극장에 3시간을 꼬박 앉아 한 작품에 몰입할 결심을 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각종 후기에 ‘시간 가는 줄 알았다’ ‘체감 시간은 6시간’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오펜하이머’에 대한 극찬도 이어지고 있지만, 양쪽 후기가 평행선처럼 교차가 없다는 것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CG 없이 만들어낸 ‘오펜하이머’의 수작업 영상미가 얼리어답터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했을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8 05:45
영화

[IS리뷰] ‘더 문’ 도경수, 찢었다! 김용화 감독의 새로운 무기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별이 쏟아지자 극장이 순식간에 우주로 변했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우주 영화가 탄생했다. ‘신과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 이다.‘더 문’의 배경은 2029년. 대한민국이 두 번째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호에 탄 사람은 총 셋. 그러나 달에 접근하던 중 태양풍을 맞고 UDT 출신인 황선우(도경수)를 제외한 모든 대원이 사망하고 만다. 홀로 우주에 남겨진 황선우는 두려움과 공포에 빠진다. 먼저 세상을 떠난 대원들을 위해 용기를 내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달의 뒷면에 갇히게 된다.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과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은 황선우를 달에서 구출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연 황선우는 달에서 지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아버지의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아들과 눈앞에 닥친 위기,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것까지, 흔히 볼 수 있는 서사다. 하지만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상미가 129분을 꽉 채운다. 우리호가 발사되는 과정부터 홀로 남은 황선우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과정, 달에 착륙하고, 유성우가 쏟아지는 등 볼거리가 쉼 없이 펼쳐진다. 특히 제작진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제처럼 만든 달 탐사선의 구조와 우주선, 우주복 등은 사실감을 더한다. 앞서 우주를 다룬 K콘텐츠들이 남겼던 아쉬움을 ‘더 문’에서 보상받은 느낌이다. ‘더 문’을 이끄는 건 단연 배우 도경수다. 도경수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혼자 우주에 남겨졌을 때의 두려움과 이를 극복하려는 용기,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는 모습 등에서 김용화 감독이 도경수를 주인공으로 낙점한 이유가 이해된다. 김용화 감독의 “도경수는 보호본능을 일으킨다”는 말도 십분 이해가 간다.설경구와 김희애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설경구는 나래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으로 분해 황선우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김희애는 NASA 메인 디렉터 윤문영 역을 맡아 비중은 적지만 강렬한 연기로 눈길을 끈다. 특히 막힘 없이 술술 내뱉는 영어 대사에서 그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더 문’은 김용화 감독이 한땀 한땀 공들여 만든 영화인 게 티가 난다. 할리우드 대작에 뒤지지 않을 만큼 우주를 실제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김용화 감독의 과감한 도전 덕분에 한국에서도 이런 고퀄리티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국 SF 영화의 신세계를 열었다는 말이 제격이다.다만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우주선의 내부와 외부, 우주센터와 우주선 사이에 차이를 두려고 한 건 알겠지만, 과연 최선이었을까 생각도 든다. 전개되는 속도와 이야기의 흐름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김용화 감독의 특기가 영화 곳곳에 잘 묻어나 있어 감동을 주는 건 분명하다.‘더 문’의 묘미인 우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IMAX처럼 큰 스크린은 필수다. 스크린 속 생생히 구현된 우주를 보고 있으면 실제 그곳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8월 2일 개봉. 12세 관람가. 129분.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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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악마들’ 김재훈 감독 “청불 영화, 기대치 충족시키고 싶었다”

사람이란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어떤 것이 ‘나’를 ‘나’로 있게 하는가. 살인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다크웹에 업로드하는 잔혹한 사이코패스와 그를 추적하는 형사. 두 사람의 몸이 어느 날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 ‘악마들’은 보는 내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악마들’을 연출한 김재훈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연쇄살인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큼 영화에는 수위가 높은 장면이 다소 삽입돼 있다. 누군가는 이 같은 장면들이 불편할 수도 있는 게 사실. 김재훈 감독은 잔혹함만을 위해 그런 장면을 삽입한 건 아니라면서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는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리라고 생각을 했어요. 벗어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요즘 15세 관람가 영화들을 보면 ‘이게 15세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악마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오시는 관객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럼에도 굳이 그런 장면들이 불편했다면 한 가지 면죄부를 더 줄 수 있다. ‘악마들’의 잔혹한 장면들은 대부분 ‘권선징악’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뿌린 씨를 자신이 거두는 과정. 다만 그 과정의 일부가 적나라할 뿐이다. 보이는 것보다 ‘악마들’은 품고 있는 메시지가 더욱 잔상이 깊다. 먼저 살인마 진혁(장동윤)을 잡으려는 형사 재환(오대환)이란 인물부터 고민스럽다. 그는 살인마를 잡고 싶지만, 공권력 안에서는 그를 잡을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공권력 안에 있는 형사가 공권력에 발목을 잡히는 아이러니. 그 안에서 재환이 내리는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들은 누군가에겐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모순적이게 느껴질 수 있다.김재훈 감독은 “스테레오타입으로 주인공을 그리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옳은 선택을 하고 늘 좋은 마음만 품고 사는 인물은 사실 현실에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재환은 주인공이지만 나쁜 마음을 먹기도 하고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도 가지고 있다”며 “때로 안좋은 방법을 쓰기도 하면서도 자신이 목표한 바를 향해 집요하게 나아가는 인물로 재환을 그리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하나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바로 보디체인지. 영화에서 재환은 자신과 몸이 바뀐 진혁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가 네 몸에 있고 네 기억도 가지고 있는데 내가 너지 그럼 누구야?”소름끼치는 살인범의 몸에 들어간 형사. 자신의 가족도 동료도 누구 하나 자신을 형사 재환으로 봐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어디에 지탱해 자신을 지켜야 하는 것일까.“인간을 규정하는 요소를 어떤 하나라고 특정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아마 여러 요소들이 다 모여서 한 명의 인간이 완성된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어느 날 저한테 어떤 중요한 기억이 날아간다고 제가 제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영화를 보시고 난 뒤에 나누기에도 재미있는 대화 소재일 것 같아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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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좋.댓.구’ 기발하고 발칙하고 신선하다

마지막 한 장면까지 기가 막힌다. ‘좋.댓.구’는 신선한 발상을 끝까지 이어가는 힘을 가진 영화다.‘좋.댓.구’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오대수(최민식) 아역으로 한때 이름 좀 날렸던 배우 오태경(오태경)이 유튜브의 노예로 화려하게 떡상길을 걷다 한순간에 ‘주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오태경이 오태경 역을 맡아 리얼리티를 끌어올렸다.영화는 오태경의 실제 이야기를 상당 부분 차용한다. 아역배우로 커리어를 시작, 성인이 된 후 자연스레 일거리가 줄어들고 거기에 집안일과 건강 문제까지 겹쳐 서서히 대중 앞에서 사라진 배우 오태경의 전사가 펼쳐진다. 이후 콘텐츠계 대세로 떠오른 유튜브 열풍에 뒤늦게 합류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리얼하게 펼쳐진다. 현실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건 댓글이다. 감독이 시나리오보다 댓글을 쓰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고 할 정도로 ‘좋.댓.구’ 속 댓글은 하나하나 실제 사람이 쓴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 댓글과 주작 유튜버 오태경이 만나 만들어내는 회오리가 영화 전반을 휘감는다.영화는 100% 스크린라이프로 만들어졌다. 스크린라이프는 스크린에 뜨는 화면으로만 구성된 영화를 일컫는다. 대개 스크린라이프를 영화 속에 차용한 작품들은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로만 이야기를 구성하려다 보니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부분이 생기게 마련이다. ‘좋.댓.구’는 다르다. 유튜브 영상으로만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오태경의 이야기는 스크린라이프 기법과 만나 오히려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하나의 작은 세계인 유튜브 생태계를 스크린라이프로 절묘하게 구현해낸 박상민 감독의 연출 감각이 돋보인다. 오태경은 자기 자신과 다름없는 오태경 역을 맡아 더할 나위 없는 연기력을 뽐낸다. 유튜브에 대해 잘 모른다던 언론 시사회에서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라이브 방송에서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일품이다. 특히 그러한 라이브 방송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고, 카메라를 보고 혼자 원맨쇼를 한 것이라는 걸 떠올리면 오태경의 연기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유튜브 생태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박상민 감독이 ‘좋.댓.구’에서 그려낸 세계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감탄할 것이고,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알고리즘을 타기 위해 유튜버들이 어떤 일까지 하는지 낱낱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극영화지만 왠지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이 ‘좋.댓.구’에는 있다. 러닝타임은 80분으로 간결하다. 그 안에 박찬욱 감독, 배우 문소리, 김응수, 조정석, 방송인 신동엽 등 많은 카메오들이 등장한다.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들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12일 개봉. 15세 관람가.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08 11:22
영화

[줌인] ‘악마들’, ‘범죄도시3’ 이어 韓 액션물 흥행 잇는다

영화 ‘악마들’이 통쾌 액션물의 진수를 선보이러 극장가에 상륙한다. 최근 한 달간 ‘범죄도시3’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악마들’이 그 흥행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장동윤)과 형사 재환(오대환)의 대결을 그린 바보체인지 액션 스릴러. ‘범죄도시3’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인공은 서울 광수대 형사‘악마들’에서 오대환이 연기한 재환은 서울 광역수사대(광수대) 형사다. ‘범죄도시’ 마석도 역시 3편으로 넘어오며 근무지를 서울 광수대로 옮겼다. ‘악마들’의 또 다른 출연자 최귀화도 광수대 팀장으로 출연한다. 그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금천서 강력반 반장 전일만 역을 맡아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형사를 주축으로 하는 작품은 악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통해 긴박감을 조성한다. 특히 미란다 원칙을 줄줄 외는 장면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간 ‘범죄도시’ 시리즈를 비롯해 ‘베테랑’, ‘공공의 적’ 등 경찰서를 배경으로 펼쳐진 작품들이 높은 흥행 타율을 보여줬다. ‘악마들’ 역시 탄탄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는 중이다. ◇ 스릴러 요소 가미된 액션‘범죄도시3’이 마석도를 주축으로 한 시원한 액션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악마들’은 장동윤, 오대환의 치열함이 돋보이는 액션이 특징이다. 두 작품은 시청 등급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 15세 관람가인 ‘범죄도시3’와 달리 ‘악마들’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악마들’은 잔인한 장면들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청불 영화의 장점을 살렸다. 특히 장동윤, 오대환의 액션뿐만 아니라 수위 높은 장면까지 과감하게 담아냈다. 스릴러적 요소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는 시원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액션물에 보디체인지라는 설정을 더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형사와 범인으로 만나 추격전을 펼치다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되는데 극 말미에는 누구도 예상 못 할 반전이 숨어있다.현재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범죄도시3’은 시원한 주먹 액션으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이 같은 작품의 흥행 요인으로 답답한 현실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는 점이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산하던 극장에 통쾌함을 선사했고 권선징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뻔한 전개와 예상되는 결말이 액션물의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관객들이 계속해서 이런 장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배우들의 재발견장동윤과 오대환의 다른 모습도 예고했다. 먼저 장동윤은 선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희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에 도전한다. 장동윤이 연기하는 연쇄살인마 진혁은 자신을 쫓던 형사 재환(오대환)과 몸이 바뀌자 이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인물.장동윤은 기존에 갖고 있던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링을 시도했다. 특히 잔혹하고 무자비한 살인마와 살인마의 몸으로 깨어난 형사 1인 2역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내내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오대환은 광수대 소속 형사 재환으로 분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연쇄살인마 진혁에게 아끼는 후배를 잃고 분노에 휩싸여 그를 뒤쫓기 시작한다.특히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와 180도 달라졌다. 오대환은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영화 ‘베테랑’에서 보여준 코믹한 형사 이미지를 내려놓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장르 불문하고 신스틸러로 활약해왔던 그가 ‘악마들’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악마들’은 흔히 알던 액션물이 아니다. 액션에 인기 장르 중 하나인 스릴러를 결합했고, 보디체인지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형사와 살인마의 몸이 바뀌게 되는데,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궁금증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또 “장동윤이 연쇄살인마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중요하다. ‘범죄도시2’ 손석구도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면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악역을 맡았음에도 인기가 좋아진 것”이라며 “캐릭터와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은지가 관객이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7월 5일 개봉.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8 05:21
연예일반

[IS리뷰] ‘플래시’ 확실한 볼거리·신선한 캐릭터, 아쉬운 기시감

‘플래시’의 볼거리는 확실하다. 에즈라 밀러가 연기한 슈퍼 히어로 플래시 역시 신선하다. 다만 스토리는 아쉽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에, 실제로 드라마 ‘플래시’에서 이미 펼쳐놨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드라마 팬들에겐 2%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영화 ‘플래시’는 ‘저스티스 리그’에서 활약한 히어로 플래시의 첫 솔로 무비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를 가진 플래시(에즈라 밀러)가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하다 우주의 시간과 차원을 붕괴시킨 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플래시’는 DC유니버스(DCU)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최근 DC 스튜디오의 콘텐츠 부문 수장이 된 제임스 건 감독은 ‘플래시’를 일컬어 “DCU를 재설정할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DC는 그동안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 많은 솔로 히어로물과 ‘저스티스 리그’라는 다수의 히어로가 등장하는 작품까지 꺼내놨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DCU를 재설정한다”는 제임스 건 감독의 말은 ‘플래시’를 기점으로 다소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DCU의 히어로들이 제대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시간 여행과 대체 우주 등을 다룬 만큼 ‘플래시’에는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한다. 플래시와 함께 주요 인물로 활약하는 널리 알려진 오리지널 배트맨(벤 애플렉)을 비롯해 슈퍼걸(사샤 카예), 나이 들고 은퇴한 대체 우주 속 배트맨(마이클 키튼) 등 여러 캐릭터들이 ‘플래시’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빛보다 빠른 플래시의 속도감을 구현해낸 기술력도 볼거리다. 드라마에서 플래시의 움직임이 번개 같은 섬광으로 표현됐다면, 영화에서는 플래시를 오히려 슬로모션처럼 움직이게 설정해 독특한 속도감을 체감할 수 있다.술집 난동, 절도, 그루밍 범죄 등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에즈라 밀러를 그대로 주인공으로 밀고나간 감독의 의도 역시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봐 왔던 그 어떤 슈퍼 히어로들과 다른 중성적이고 친근한 플래시가 탄생했다. 다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 소재인 플래시 모친의 사망 사건은 이미 드라마를 본 팬들에게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배트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플래시가 자신의 과거를 바꾸려다 되려 과거를 반복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 역시 기존에 많은 영화들에서 봤던 메시지의 반복 같아 아쉽다.12세 관람가. 144분. 오는 14일 개봉.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0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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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의 미장센] ‘택배기사’ 물만난 김우빈, 분노의 액션

영상 콘텐츠에는 짧은 장면일지라도 그 안에 의미심장한 장치가 보석처럼 숨어 있습니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이런 재미를 찾아보는 것이 바로 영상 콘텐츠의 매력입니다. 1초 만에 지나간 그 장면 속 의미를 짚어보고 깊이 있게 맛볼 수 있도록 ‘1초의 미장센’을 소개합니다.김우빈이 돌아왔다. 어딘가 삐딱해 보이지만 정의감 넘치는, 데뷔 시절부터 대중의 마음을 쥐락펴락 했던 바로 그 야생마 같은 매력으로.지난 12일 넷플릭스의 새 드라마 ‘택배기사’가 공개됐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물. 김우빈은 희망이 담긴 작은 상자를 전달하는 전설의 택배기사 5-8 역을 맡았다.인간의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인 ‘산소’를 쥐고 흔드는 천명그룹. 계급에 따라 공급 받는 마스크, 즉 산소의 질도 다른 사회에서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 5-8은 이런 암울한 시대 속에서 분연히 거대악과 맞서는 인물이다.김우빈은 특유의 야생적인 매력을 ‘택배기사’에서 물씬 발휘한다. ‘택배기사’ 공개에 앞서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서 김우빈은 “5-8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감정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자신의 액션 연기 포인트를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처럼 김우빈은 눈빛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5-8은 잔혹한 헌터들의 방해를 뚫고 산소와 생필품을 정확하게 전달해온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택배기사. 군더더기 없는 액션에 차별점이 되는 건 어딘가 거칠어 보이는 눈빛과 숨소리. 마치 날 것처럼 펄떡이는 감정선이 액션과 만나니 시너지는 두 배. 여기에 맨손, 칼, 총, 야구 배트 등 각종 도구를 넘나드는 액션은 볼거리를 더한다.하늘이 어두울수록 별이 빛나고, 영웅은 난세에 나오는 법. 암울하기 그지없는 세계관 속에서 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택배기사 5-8의 염원은 어디까지 이뤄질 수 있을까.김우빈 표 분노의 액션이 돋보이는 ‘택배기사’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6회.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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